한국 경제의 수도권 집중도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선 경기도가 서울보다 생산액이 많았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5년 지역산업연관표'를 6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5년 전국의 총산출액(생산액) 2068조8000억원 중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의 산출액은 906조8000억원으로 43.8%를 차지했다. 이는 2003년 기준 44.9%보다 낮아진 것이다. 한은은 그러나 생산 비중이 여전히 절반에 육박,수도권 집중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가 416조7000억원으로 서울(376조5000억원)보다 산출액이 많았다. 이우기 한은 투입산출팀 차장은 "서울에서 경기도로 인구 이동이 늘어나면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며 "시 · 도별 산출액은 이번에 처음 파악한 것이어서 경기도의 경제 규모가 정확히 언제부터 서울을 앞섰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다음으로는 경북(8.4%) 경남(7.3%) 울산(7.1%) 등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과 부산 울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이 한국 경제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수도권이 절반에 가까운 48.3%를 차지했고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의 비중이 16.9%로 그 뒤를 이었다.

산업별로는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에서는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제조업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은 생산액 중 서비스업의 비중이 79.0%에 이르렀고 대전(58.9%) 대구(54.3%) 부산(53.6%)도 서비스업 비중이 높았다. 예외적으로 울산과 인천은 제조업 생산액이 각각 85.9%와 48.4%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생산품이 지역 간에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이출 및 이입 구조에서는 지방 경제의 수도권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이외 지역 중에서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수도권으로의 이출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이입 구조에서는 울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수도권으로부터의 이입 비중이 가장 높았다.

수도권 이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한 지역에서 생산한 재화의 최종 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입 비중이 높다는 것은 한 지역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재화가 대부분 수도권에서 생산된다는 것을 뜻한다.

10억원의 최종 수요(소비 투자 수출)가 발생했을 때 일자리가 얼마나 생기는지를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는 대구가 19.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제주 19.0,부산과 전북 18.3,강원 17.4 등이었고 전국 평균은 15.8이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