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 최신형은 어떤 모습일까.

현대차는 유독 신형 쏘나타(개발명 YF)와 관련된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자사의 간판 모델인 만큼 보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탓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 출시될 예정인 차량치고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신형 쏘나타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해외 사이트에 공개된 '스파이샷(몰래 찍은 사진)'을 보거나 위장막을 씌운 시험차량을 도로에서 만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이렇듯 '꽁꽁' 베일에 싸인 신형 쏘나타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다. 현대차가 정식으로 공개한 사진이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사진이 등장하게 된 걸까.

"그냥 궁금해서 그려봤다."

신형 쏘나타의 '예상도'를 그려 인터넷에 공개한 신훈교(35·남)씨의 말이다. 신 씨는 자동차전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우얄라고'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신 씨는 과거 기아차 포르테와 로체 이노베이션, GM대우 '신형 마티즈'와 라세티 프리미어 등이 출시되기 전에 자신의 상상력과 지식을 동원해 '예상도'를 그렸다.눈길을 끄는 것은 신씨가 그린 예상도가 실제 양산형과 거의 일치하다시피 맞아떨어졌다는 점이다.그 덕분에 유명세를 타게 됐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신형 쏘나타의 예상도를 그렸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신 씨의 첫 작품은 기아차의 중형 세단 로체 이노베이션의 예상도였다. 당시 새 차를 장만하려던 신 씨는 위장막을 쓰고 돌아다니는 이 차의 외관이 궁금했다. 결국 인터넷에 공개된 각종 스파이샷들을 모아 위장막을 벗기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벗겼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신 씨는 "숨기려고 씌운 위장막이 오히려 힌트였다"고 말했다.그는 "업체들이 통상 곡선이나 직선 등 차체의 라인을 나타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리는데 이걸 보면 어떤 모습인지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의 사진이나 일러스트 등도 많은 참고가 된다고 한다. 자료가 모인 후 '작품' 하나 그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 정도란다. 애용하는 그래픽 프로그램은 '페인터'다. 기계적이지 않고 손으로 직접 그린 느낌을 재현하기 좋아서 쓴다.

신 씨가 작업해 올린 신형 쏘나타 예상도에는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현대차 직원 아닌가' '눈에 투시안경이 달린 것 같다' '그의 예상도는 빗나간 적이 없다' 등 마치 '찬양'과도 같은 분위기다.

'우얄라고(신 씨의 필명)가 올린 사진은 공개사진으로 봐도 된다'는 평까지 붙어 있다. 현대차 직원으로 짐작되는 어느 네티즌은 "실제 모습은 볼륨감이 조금 덜하고 측면도 약간 다르다"면서도 "꽤나 근접한 모습"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신 씨는 게임개발업체 '탑픽'에서 게임 컴퓨터그래픽(CG)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의 완성도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신형 쏘나타는 문짝 4개 짜리 쿠페 스타일 중형세단이다. 사진에서 보이듯 곡선을 강조한 유선형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가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를 채택했으며 기존의 2000cc 세타 엔진의 개량형이 실릴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2400cc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도 선보인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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