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가 애플사의 이사회에서 조만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애플사가 밝혔다.

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이날 성명에서 "슈미트가 애플사 이사회 멤버에서 사퇴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며 "서로 협의를 벌여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CEO 슈미트는 2006년 8월부터 3년간 애플사의 이사회 멤버로 일해 왔으나 미국 연방정부 당국이 최근 구글의 CEO가 애플사 이사회 멤버로 일하는 것이 공정 경쟁에 위반되는 게 아닌지 조사에 착수하면서 슈미트의 거취가 관심을 끌어 왔다.

미국의 반독점 관련 법률에 근거하면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의 이사회에 동일한 인물이 동시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은 그동안 양사의 주력 사업이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으며 슈미트는 지난 5월 "애플 이사회에서 일하고 있다는 게 공정 경쟁을 해친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그러나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애플의 컴퓨터 운영체제인 `맥 시스템'과 구글의 크롬 OS, 구글의 안드로이드폰과 애플의 아이폰 등이 이미 본격적인 경쟁 관계에 돌입해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IT 전문가들은 "구글과 애플이 각자 휴대전화와 컴퓨터 사업 부문 등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가는 과정에서 잦은 충돌을 빚는 양상을 보이면서 슈미트의 사퇴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