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대 우주클럽 가입 D-7] 해질무렵 발사 왜? 나로호 '4대 궁금증'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발사가 오는 11일로 확정되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제까지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린 나라의 성공률은 30%대며 첫 발사 성공률은 그보다 낮은 27%에 불과하다. 자국 땅에서 자력으로 위성을 쏘아올린 우주클럽(Space Club) 9개국 가운데 첫 발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옛 소련),프랑스,이스라엘 3개국 정도.하지만 국내 우주과학자들은 그동안 많은 성공 사례를 연구했고 과학기술 수준이 급격히 향상돼 어느 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열 번째 우주클럽 국가가 된다. 나로호 발사와 관련한 네 가지 궁금증을 풀이해 본다.

◆우주발사체가 사용하는 연료는

상 · 하단 조립이 끝난 후 발사대로 옮겨진 나로호는 발사 4시간 전 1단 로켓에 액체연료가 주입된다. 발사체에 사용되는 액체연료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나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개발한 이번 1단 로켓은 케로신(등유)을 연료로 사용한다. 산화제로 사용되는 것은 액체산소(LOX).액체산소를 싣고 가는 이유는 우주발사체가 공기가 희박한 대기권 밖을 비행해 등유를 태우는 데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액체산소는 130t의 무게가 나가는 추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체 로켓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박정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사업 단장은 "로켓이 170t의 추력을 얻으려면 1초에 등유를 500㎏ 이상 집어 넣어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액체를 고압으로 주입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후에 발사하는 까닭은

나로호 발사는 11일 오후 4시40분부터 오후 6시37분까지 2시간 정도로 예정돼 있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태양 에너지를 동력으로 하기 때문에 궤도에 진입한 후 위성의 태양 전지판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보거나 혹은 최소한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지 않아야 한다. 만약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다면 자체 배터리를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 따라서 발사시간에 따른 태양의 위치와 위성 궤도면을 계산,태양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에 발사하게 되는 것.과학자들은 위성이 궤도에 오를 때 태양을 만나는 시간을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Launching Window)'으로 부른다. 이 시간은 위성의 종류,발사 장소,계절에 따라 다르다. 만약 나로호를 한낮에 발사하면 과학기술위성 2호가 한밤중에 지구 반대편에 도착,태양을 볼 수 없게 된다. 항우연 관계자는 "과학기술위성 2호가 11일 오후 4시40분 이후 발사되면 남극을 지나 북극을 향하면서 한반도의 지구 반대편 상공에 도달하는 궤도 진입 초기에 위성 전지판을 태양 빛에 충분히 노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사체 1,2단은 어떻게 분리되나

나로호는 발사 232초 후 1단(하단)과 2단(상단) 로켓이 분리된다. 1,2단 분리도 인공위성발사 과정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단계다. 자칫하면 1단과 2단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 위성이나 2단 발사체가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나로호 1단의 중간 부분에는 역추진체가 장착돼 있다. 우선 1단과 2단 발사체를 결합시키고 있는 장치가 해제되면 1단부의 역추진 로켓이 점화돼 1단 로켓의 속도를 늦춘다. 이에 따라 관성에 의해 일정한 속도로 날아가고 있는 2단 로켓은 자연스럽게 1단과 멀어지게 된다.

◆위성의 경로 추적에 실패한다면

과학기술위성 2호와 지상국(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첫 교신은 발사 후 약 13시간 후로 예정돼 있다.

발사 후 위성의 경로 추적에 실패하면 궤도가 안정화되는 2~3일이 경과한 후 NORAD(북미 대공 방위 사령부)를 통해 재추적이 가능하다. NORAD는 레이더를 통해 지구 대기권을 벗어나는 물체를 탐지하는 방법과 지구광학 카메라를 통해 인공위성이나 새로운 물체의 등장을 탐지할 수 있다.

만약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에 실패하게 되면 위성체에서 나오는 비콘(Beacon · 응급신호발생기) 신호를 지상국에서 감지,위성체가 동작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지상국에서 위성체로 명령을 전송한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