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자금난을 호소하는 서민과 중소자영업자들이 많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직 서민층까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는데다가 저신용 계층(신용등급 7~10등급)은 은행 대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과도한 채무로 고통을 겪고 있거나 필요한 돈을 제때 빌리지 못해 어려움에 빠져 있다면 정부와 금융회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금융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볼 만하다.

◆고금리 대출은 저금리로 갈아타기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들 금융회사의 대출 금리가 연 30~40%대에 달해 두고두고 서민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이다.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환대출은 고금리 대출을 받은 서민들이 낮은 금리의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서민들이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신청 대상은 지난해 말(12월31일)이전에 연 20% 이상의 고금리로 3000만원 이하의 대출을 받은 저신용 계층(7~10등급)이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등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전환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단,일정한 직업이나 소득이 있어야 하고 최근 3개월 내에 30일 이상의 연체가 없어야 한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신용등급에 따라 연 9.5~13.5%의 대출로 바꿀 수 있다.

새로 받은 대출의 원리금은 최장 5년으로 나눠 갚을 수 있다. 캠코 산하의 신용회복기금 콜센터(1577-9449)로 전화하거나 전국 9개 캠코 지점을 방문하면 상담이 가능하다. 신용회복기금 홈페이지(www.c2af.or.kr)에서도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한국이지론은 최고 연 49%에 이르는 대부업체 대출을 연 30% 안팎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하는 '환승론'을 운영하고 있다. 대부업체 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 없이 갚은 채무자가 대상이다.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환승론으로 전환한 뒤 3개월 이상 연체가 없으면 다시 연 20%대 후반의 저축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한국이지론 사이트(www.egloan.co.kr)나 전화(02-3771-1119)를 통해 상담과 대출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지론 사이트에는 환승론 외에 300여개 금융회사의 800여개 금융상품이 소개돼 있어 개인별로 가장 낮은 금리에 이용할 수 있는 대출상품을 찾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대출상품을 검색하거나 신용조회를 해도 신용등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도 이지론 사이트의 장점이다.

◆저신용 자영업자도 신용대출 가능

사업자금이 부족한 자영업자라면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신용보증재단과 연계해 시행하는 '유동성 지원 특례보증'이나 중소기업청이 실시하는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을 이용해 볼 만하다.

유동성 지원 특례보증은 창업 후 6개월이 지난 자영업자가 대상이다. 1000만원 이하의 대출은 창업 후 3개월 이상이면 된다. 신용등급에 따라 6등급 이상은 2000만원,7등급은 1500만원,8등급 이하는 1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신용보증재단 대표번호(1588-7365)로 전화를 하거나 전국 75개 신보재단 지점을 방문해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은행 대출에 필요한 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청은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을 통해 자영업자들에게 연 7.3% 이내의 금리로 1인당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 신용등급 7~9등급의 저신용 자영업자도 대출이 가능하다. 신용등급별 대출한도는 7등급이 500만원,8등급이 400만원,9등급이 300만원이다. 무점포 상인(노점상)도 심사를 거쳐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전국에 있는 농협중앙회나 신협,새마을금고 지점을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금융감독원이 14개 은행과 함께 실시하고 있는 '희망홀씨 대출'을 이용하면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들도 은행에서 연 10%대의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지난 3월에 시작해 지금까지 4만2000여명이 이용했다. 단 은행이 자체 심사기준을 갖고 대출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금융채무불이행자는 이용이 어렵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