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린 세계 첫 온라인게임 전문 국제전시회 '게임즈 컨벤션 온라인(GCO) 2009'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독무대였다. NHN 엔씨소프트 넥슨 엠게임 SBSi 등 한국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상담 부스는 전시기간 사흘 동안 유럽은 물론 북미 남미 동남아 등의 바이어들로 성황을 이뤘다. 독일 게이머들도 한국 온라인게임 부스를 찾아 '원더풀'을 연발했다.

유럽이 온라인게임의 신천지로 뜨고 있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게임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지만 최근 2~3년 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온라인게임의 강자인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유럽시장에서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유럽, 한국산 온라인 게임 신천지로 뜬다
◆불황에 콘솔게임 대항마로 급성장

X박스 등 콘솔게임 비중이 52%에 이를 정도로 유럽 게임시장은 콘솔게임이 주도해왔다. 그러나 경기불황이 판도를 바꾸고 있다. PC만 있으면 저렴한 비용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으로 게이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말트 베르만 독일게임산업협회장은 "주머니가 가벼워진 게이머들이 콘솔게임을 떠나 온라인게임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번 경기불황이 유럽 게임시장의 흐름을 일거에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유럽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억8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8.4% 성장,2005년(3억6500만달러)에 비해 3배 이상 커졌다. 2007년 1억8000만명이었던 유럽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올해 2억50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온라인게임에 필수적인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덕분이다. 베르만 회장은 "유럽의 온라인게임 시장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이 주도하고 있지만 네덜란드 터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업계,유럽시장 정조준
유럽, 한국산 온라인 게임 신천지로 뜬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유럽 시장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70여개 참가기업 중 한국 게임회사가 19곳으로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온라인게임=한국'이라는 인식을 유럽 게이머들에게 확고하게 심어줬다. 수출 성과도 냈다. 문화체육관광부 KOTRA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게임업체와 유럽 바이어들을 연결해주기 위해 별도의 상담 부스를 운영,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KOTRA의 김평희 함부르크 KBC센터장은 "전시기간 사흘 동안 유럽은 물론 북미 남미 대만 태국 등 전 세계 바이어들이 한국관을 찾아 70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고,2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한국 온라인게임업체들의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됐다. NHN은 '카르마2''헉슬리' 등 총싸움(FPS) 게임을 비롯해 저사양 PC에서도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신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카로스 온라인'을 소개하고 9월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서비스에 들어가기로 했다. NHN은 영어는 물론 독일어 스페인어 이탈리어 등 유럽의 주요 언어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도 MMORPG '아이온'을 연내에 유럽에서 서비스할 예정이다. 독일 터키 영국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엠게임 그라비티 조이맥스 등도 유럽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넥슨의 유럽사업 담당자인 김성진 디렉터는 "유럽 매출액이 올 상반기에 작년 전체 매출(30억원)을 넘어섰을 정도로 성과가 좋다"며 "유럽이 한국 온라인게임에는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치히(독일)=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