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31일 취임한 박찬법 신임 회장에게 박삼구 명예회장과 같은 예우를 갖추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박 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서 대주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전권을 행사해 소신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박 회장의 취임식 뒤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는 계열사 사장급 이상 임원 21명이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취임식에는 왔다가 포항-제주 취항식을 위해 기자회견에는 참석치 못한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을 제외하고, 중국에 나가 있는 계열사를 포함해 전 사장들이 참석한 것이다.

이들 사장단은 3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일정을 모두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회장 취임식에는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하는 것은 흔하지만, 기자회견장에까지 사장단 전원이 참석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박 회장이 사용하게 될 집무실도 박삼구 명예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신문로 그룹 본사 27층에 위치하게 된다.

27층 집무실은 현재 리모델링이 한창이다.

박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그와 같은 층에 비슷한 크기의 집무실을 두고 있는 것만으로도 박 신임 회장에게 부여된 권한에 대해 상징하는 바가 크다.

뿐만 아니라 박 회장이 타고 다닐 승용차 역시, 기존 항공부문 부회장 시절 타고 다니던 에쿠스에서 박삼구 명예회장이 타는 승용차와 같은 급인 렉서스로 격상됐다.

게다가 지난 28일 박삼구 회장은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직접 박찬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지명하며, 신뢰를 보냈다.

박 회장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주주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이 없는 CEO는 힘이 없다"며 (박삼구 명예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을 표명한 만큼 그룹을 소신껏 이끄는데 기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 회장으로서 외형적으로도 한치 부족함이 없도록 의전에서까지 각별히 신경을 쓰라는 박삼구 명예회장의 의중이 많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