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고화질 TV를 산 사람 두 명중 한 명은 삼성전자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LED TV시장의 94%를 차지하며 미국시장을 독식했다. 1등 기업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경쟁구도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간 결과라는 평가다.

30일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점유율은 94.8%(수량기준)에 이르렀다. 소니 도시바 샤프 등 경쟁사의 제품출시가 늦어지는 것을 틈타 사실상 시장을 독식한 셈이다. LED TV 점유율은 2위인 소니가 2.8%,비지오가 1.3%,LG가 1%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또 고화질 LCD TV시장에서도 점유율 50%를 돌파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120헤르츠와 240헤르츠 시장에서 상반기 점유율 50.5%를 기록하며 소니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105만대 규모인 이 시장에서 작년 상반기 45.7%를 기록했던 소니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에는 29.5%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718만대 규모인 LCD TV시장에서 점유율 25.6%를, 40인치 이상 LCD TV시장에서는 40.1%를 기록해 미국 고급 TV시장을 사실상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수량 기준 점유율에 비해 금액 기준 점유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프리미엄까지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CD TV의 경우 수량기준 점유율은 25.6%지만 금액기준으로는 36.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40인치 이상은 수량기준으로는 40.1%지만 금액기준 점유율은 45.6% 수준이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경쟁구도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며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 높은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40인치급 대형 TV 마케팅에 주력,경쟁구도를 화질에서 크기로 옮겨 주도권을 잡았다. 이어 2006년,2007년에는 보르도 등을 앞세워 디자인 경쟁을 이끌었다. 최근에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LED TV를 내놓으며 다시 화질로 경쟁구도를 바꿔 놓으며 확고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