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안정, 소비심리 회복이 영향준 듯

국제 금융위기 이후 관광수지(기타일반여행수지)가 `흑자시대'를 맞았지만 결국 반년 만에 막을 내렸다.

관광수지 적자는 우리 국민이 해외 관광을 나가 쓴 돈이 외국인이 한국 관광에서 쓴 돈보다 많다는 뜻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15억4천800만 달러 적자였던 관광수지는 4분기 5억2천200만 달러로 흑자 전환됐다.

관광수지 흑자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도 5억2천9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관광수지는 2분기에 4억2천900만 달러 적자로 다시 돌아섰다.

월별로 보면 국제 금융위기가 덮친 작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관광수지는 매월 1억~2억 달러대의 흑자를 냈다.

환율이 잠시 안정세를 보인 작년 12월에 1천900만 달러 소폭 적자를 보인 게 유일한 예외였다.

올해 2분기 들어서는 4월 7천700만 달러, 5월 1억6천300만 달러, 6월 1억9천만 달러 등으로 적자가 늘고 있다.

작년 11월 3억5천500만 달러까지 감소했던 해외 관광지출은 지난달 5억9천400만 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관광수입은 6억200만 달러에서 4억4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관광수지와 더불어 여행수지 적자의 주 요인으로 꼽히는 유학.연수수지는 작년 11월 적자폭이 1억6천400만 달러까지 줄었지만 7개월 만에 2억9천500만 달러로 다시 늘었다.

신병 치료 등을 위한 건강 관련 여행수지도 같은 기간 40만 달러 흑자에서 2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해외 출장과 관련한 업무여행수지는 작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흑자를 유지했지만 그 폭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나라 밖 씀씀이가 다시 커진 것은 원화 가치가 상승한 데다 2분기 들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작년 8월 1,047.11원에서 지난 3월 1,453.35원까지 올랐다가 지난달 1,262.28원으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3월 84를 시작으로 4개월 연속 상승해 이번 달에는 109까지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본격화하고 외국 학교의 개학 시즌이 겹치는 7~9월이 되면 여행수지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