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X는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 링컨이 내놓은 첫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세단과 SUV를 절묘하게 섞어 놨다. MKX는 미국차 특유의 육중함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어깨 근육을 한껏 부풀린 거한을 연상시킨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세련미도 갖췄다.

도로변 빌딩 유리창에 비친 MKX의 옆 모습은 우아한 맛이 살아 있다. 새로 장착한 번쩍이는 20인치 휠 덕분인 듯.크롬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격자무늬 라디에이터 그릴 역시 멀리에서도 링컨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상징이다.

MKX는 '2007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처음 얼굴을 공개했다. 에이비에이터라는 SUV의 뒤를 잇는 모델로 외관,성능 모두 완전히 달라졌다. MKX가 탑재한 엔진은 세계 10대 엔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최고 출력 270마력의 3.5ℓ 듀라텍 엔진이다. 트랜스미션은 6단 자동 변속기.

고급 세단을 지향한 모델답게 시동 후 가속할 때까지 정숙성은 나무랄 데가 없다. 하지만 육중한 몸집 탓인지 튕겨나가는 맛은 적었다. 외관에서 풍겨나오는 터프함과 달리 도로에선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이 강했다.

코너를 돌 때도 안정감이 돋보였다. 엉덩이가 원심력을 이기지 못해 튕겨나가거나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일반 SUV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뒷자석에 앉아서도 차의 상하,좌우 움직임이 만족스러웠다. 이 정도면 한계령의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도 뒷자석의 아내와 아이들이 멀미 난다고 불평할 일은 없을 듯 보였다.

2300곡의 음악 파일을 저장할 수 있는 주크박스도 마음에 쏙 드는 기능이다. 14개의 스피커에서 12채널 600와트의 출력으로 뿜어내는 사운드는 콘서트장에 가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으로 개발,말로 전화를 걸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긴 했는데 영어로 해야 한다는 점이 번거롭다.

내부 장식 역시 최고급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가죽시트는 고급 주택의 거실에 놓인 소파처럼 우아하다. 쿨링 기능과 히팅 기능 둘 다 갖췄다. 스티어링 휠도 탄탄한 가죽과 우드 장식을 적절히 섞어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버튼만 누르면 트렁크가 닫히는 파워 리프트 게이트 기능은 운전자를 배려한 편의 장치 가운데 하나다.

MKX의 가격은 5490만원.이 정도의 품격을 갖춘 수입차 치곤 크게 비싼 편은 아니다. 다만 연료효율은 다소 아쉽다. 3496cc의 배기량을 감안하면 그리 빠지는 편은 아니지만,표준 연비는 ℓ당 7.9㎞ 정도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 포드 링컨 MKX >

배기량(cc);3496
길이×폭×높이(㎜);4760×1925×1710
최고출력(마력/rpm);270/6250
최대토크(㎏·m/rpm);34.6/4500
연비(㎞/ℓ);7.9
가격(만원);5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