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경제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 관련, 아시아 경제 회복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시아 국가들의 부양책과 통화정책 완화에 따른 버블 현상을 우려했다.

페섹은 26일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는 말로 시작한 칼럼에서 2분기에 전분기 대비 2.3%의 경제성장을 할 정도로 거의 6년만에 가장 빠른 확장세를 보인 한국의 능력은 아시아에서 그동안 나온 가장 좋은 몇몇 뉴스라면서 이는 미국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가 굴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그는 또 8개월 전 트레이더들이 한국이 아이슬란드와 같은 길을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했지만 지금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는 아시아의 첫 중앙은행이 될 것이냐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며 한국의 빠른 회복세를 소개했다.

페섹은 한국의 2분기 성장률은 동아시아의 회복이 U자형이나 W자형이 아니라 V자형이 될 수 있다는 낙관론에 들어맞는 것이라면서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주 이렇게 전망한 것을 전했다.

그는 그러나 ADB가 동아시아 국가들은 경기 회복이 실질적 궤도에 오르거나 대규모 인플레이션 부담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점을 지적하면서 바로 이것이 자신이 걱정하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페섹은 아시아지역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를 2가지로 들었다.

하나는 지출 확대와 저금리가 당장은 좋지만 이것만으로 글로벌 수요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완화된 정책이 경제회복의 환상만을 심어주는 버블을 더 촉발시켜 아시아를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아시아지역 경제 회복의 신호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약해질 대규모 부양책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장기적이 아닌 이런 단기적 해법은 경제성장처럼 보이는 새로운 자산 버블 현상을 이끌 뿐이고 어떤 점에서는 아시아의 V자형 회복에 관한 낙관론이 그 자체로 버블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글로벌 경제를 회생시킬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가 5년래 최저치인 3월 9일의 저점에서 53%나 급등할 정도로 아시아 증시가 오른 점을 소개하고 중국을 예로 들어 주가 상승만으로 수출 의존도를 낮출 수 없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는 여전히 미국 소비자들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고 미국의 실업률이 계속 오르는 한 아시아의 전망은 불확실하다면서 글로벌 위기가 결국에는 끝나고 아시아가 경제와 생활수준을 높이기에 다시 나서겠지만 "아직 거기까지 이르지는 못했고 증시가 계속 고점을 향할 수 있다는 희망은 실제의 현실에 의해 지지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