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1곳 9000억…지급여력 비율 평균 47% 불과
과장광고 판쳐…공정위, 38社 과태료·경찰고발
상조社 파산땐 납입금 절반도 못받는다

장례를 대행해 주는 상조업체가 급증하면서 소비자 피해 사례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이 영세하고 재무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이들 업체에 대한 규제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탓에 사후 규제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281개 상조업체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여 방문판매법이나 표시광고법을 어긴 38개 상조업체를 적발해 시정 권고나 과태료 부과,경찰 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발표했다.

◆62%가 구멍가게 수준

공정위 조사 결과 국내 상조업체 수는 2008년 기준 281개로 2003년 72개 이후 매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총 가입 회원은 265만명,이들이 낸 납입금 잔액은 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5% 업체가 상조 시장의 자산 · 고객납입금 · 상조회원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62%는 자본금 1억원 미만의 구멍가게 수준이다. 또 지급여력 비율은 평균 47.5%에 불과했다. 지급여력 비율이란 상조업체가 파산했을 경우 회원에게 납입금을 돌려 줄 수 있는 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이 50% 미만인 상조업체는 139개로 전체의 49.5%를 차지했고 이들 업체에 가입한 회원은 164만명에 달했다. 파산 때 고객에게 한푼도 돌려 줄 수 없는 곳도 47개(16.7%),이곳에 가입한 회원은 21만명(납입액 53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급여력 비율이 100% 이상인 상조업체는 41개(회원 13만1000명)에 불과했다. 또한 부도나 폐업에 따른 고객 납입금 환불 등에 대비해 보증회사에 가입한 상조업체는 23개밖에 되지 않았다.

◆과당 경쟁이 과장 광고로 이어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상조업체 고객의 피해 상담은 2003년 58건에서 지난해 1374건으로 급증했다. 상조업체 설립에 제한이 없는 데다 경쟁 심화로 공격적인 마케팅이 성행하면서 소비자 피해가 커지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90개 상조업체가 회원 모집인에게 총 1647억원의 수당을 지급했다. 작년 한 해 증가한 고객 납입액 2183억원의 75.4%를 모집 수당으로 쓴 것이다.

영업 사원들은 해약 때 전액 환급해 준다거나 무료 사은품을 제공한다는 등의 구두 약속을 남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영업 사원의 구두 계약을 서면으로 명기할 것을 당부하고 소비자들이 상조업체에 가입하기 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재무 상태를 반드시 확인할 것도 권고했다.

이번 공정위 조사에서 시정 조치를 받은 38개 중 7개 업체는 관할 시 · 도에 등록하지도 않고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했다가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보람상조개발,보람상조라이프,보람상조리더스,보람상조프라임,부모사랑,DH상조,렌탈클럽이지스상조 등이다.

이 외에 시정 권고 혹은 경고를 받은 곳은 고려상조, 금호상조, 노블리아상조, 달구벌상조, 동남상조 등 17개 업체에 이르며 과태료를 받은 곳도 결풍상조, 다음사랑, 다음세계, 다음세계상조, 두레세상상조, 모던종합상조, 스카이뱅크상조 등 14개 업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조회사 중 자산이 가장 큰 곳은 부산상조, 회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종합상조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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