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악화로 올해 정유사들의 하반기 석유제품 수출이 작년 하반기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식경제부는 26일 올 하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3.5% 감소한 106억6600만달러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출물량으로는 12.9% 감소한 1억6200만배럴이다.

지경부는 석유제품 수출 감소의 원인으로 정제마진 악화와 그에 따른 국내 정유사들의 공장가동률 감소를 꼽았다. 싱가포르 현물 시장 기준으로 휘발유 정제마진은 작년 4월 -1.42달러에서 지난달에는 -5.08달러로 3배 이상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가공해 휘발유 · 경유 · 나프타(naphtha)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을 말한다.

국내 정유사들의 공장가동률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평균 가동률은 올해 1월 87%에서 지난달 79.5%까지 낮아졌다.

제품별 수출은 SK에너지의 고도화 설비 가동 영향으로 휘발유만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날 뿐 경유 벙커C유 항공유 등 다른 제품은 0.67~16.5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성시헌 지경부 석유산업과장은 "정제마진이 악화되는 데다 인도 중국 베트남 지역 신규 정유공장들의 가동으로 석유제품 공급이 늘어나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세계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도 석유제품의 수출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