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올해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9,069.29에 마감해 올해 초 이후 처음 9,000선을 돌파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876.29로 작년 11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2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뉴욕증시는 지난 3월초 12년만의 최저치로 추락한 이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는 3월 9일 이후 39%나 올랐고 S&P500 지수는 44%나 상승했다.

최근 2주 사이에는 다우지수는 1천포인트 가량 상승했고, 나스닥은 지난 12일간 13%나 뛰어올랐다.

증시의 최근 급등은 금융위기로 고통을 겪던 금융회사와 신용시장 사정이 미 정부의 구제금융과 유동성 공급 조치로 개선되고 기업들의 실적도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빠른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증시 낙관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상만큼 나빠지지 않은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은 증시 상승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등 대표적인 금융회사들은 물론 캐터필러, 인텔, 구글 등 각 산업분야를 대표하는 기업 대부분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았다.

이날도 포드와 맥도날드, 3M, AT&T 등 주요 기업들이 모두 예상에 부합하거나 넘은 실적을 발표했다.

S&P 500 소속 기업에서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158곳 중 75%가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넘은 것에서도 기업 실적의 호조를 알 수 있다.

또한 이날 발표된 미국의 기존주택 거래실적이 석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 경기 침체의 진원지였던 주택시장의 회복조짐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최근 나온 것도 증시에 힘이 되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증시가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렐러티브 밸류 파트너스의 머리 퍼티그는 CNBC에 "증시가 추가로 10~15%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우지수가 10,000선을 넘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다만 증시가 추가 상승 이후 매도세가 출현하면서 조정받을 가능성은 있다.

LGT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벤저민 페들리도 S&P 500 지수가 단기간에 1,000~1,1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런 이후에 어느 정도의 매도세가 출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낙관론의 확산은 미 증시의 '불안지수' 또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빅스(VIX) 지수가 30 밑으로 떨어진 것에서도 확인된다.

빅스는 지수가 높아지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심각함을 반영하고 떨어지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작년 금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0월에 80가까이 치솟기도 했던 빅스는 3월초 이후 증시가 급등하면서 50선 밑으로 급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30선 밑으로 떨어졌다.

빅스는 이날은 23선에 거래됐다.

캔터 피츠제럴드의 전략가인 마크 페이도는 빅스지수가 30을 밑돌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이 증시가 어디까지 상승할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비틀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빅스 지수가 강세장에서 10~20에서 움직일 수도 있지만 20선 또는 30선 이상에서 거래되더라도 이것이 패닉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마켓워치에 말했다.

증시의 투자심리가 그만큼 안정됐다는 뜻이다.

이제 미 증시의 향방은 경기회복이 얼마나 빨리 가시화될 것이냐, 소비를 위축시키는 실업사태가 어느 정도 완화될 것이냐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9.5%인 실업률은 기업들의 감원에 따라 앞으로도 상승세를 지속해 10%를 넘어설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런 점에서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전체 실업수당 수령자수가 이달 11일 현재 623만명으로 한 주 전에 비해 8만8천명이 감소하며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고용회복 전망에 어렴풋한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