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채권파생상품인 '미니본드'를 판매한 홍콩 내 16개 은행들이 미니본드에 투자해 돈을 날린 2만9000여명에게 최소 63억홍콩달러(약 8억1300만달러,1조151억원)를 보상해주기로 결정했다.

중국은행(홍콩) 교통은행 동아은행 등 홍콩의 16개 은행들은 홍콩 증권 · 선물위원회 및 금융관리국과 논의 끝에 미니본드 피해자들에게 투자원금의 60%에서 70%를 보상해주기로 합의했다고 명보 등 홍콩 언론들이 23일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전날 TV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보상안에 따르면 65세 미만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투자원금의 60%,65세 이상에게는 투자원금의 70%를 각각 반환해주기로 했다. 특정 금융상품을 구입했다가 손해를 본 개인들에게 은행들이 일괄적으로 63억홍콩달러 이상을 보상해주기로 한 것은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홍콩 정부는 이에 따라 10개월 이상 끌어온 리먼 미니본드 보상 분쟁이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미니본드를 판매한 은행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홍콩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총 120억홍콩달러에 달하는 리먼브러더스 미니본드 상품을 매입했다가 리먼의 파산으로 돈을 날리자 은행들이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시위를 계속해왔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