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 서해안에 해파리떼가 출몰하면서 어장들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해파리들이 가득 담겨 그물이 터지거나 물고기가 해파리에 눌려 폐사하기 때문이다. 해파리떼는 어장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소,관광산업 등에도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다양한 해파리 퇴치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22일 국립수산과학원과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여름철 우리나라 인근의 해파리 개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며 피해액도 연간 3000억원에 달한다.

이재학 한국해양연구소 생물자원연구부 박사는 "온수성 생물인 해파리는 과거에는 남해안 일대와 제주도 지역에 주로 분포했으나 최근 들어 수온 상승으로 서해와 동해에까지 대량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해파리는 먹성이 좋아 오염도가 높은 지역에서 급격히 성장하고 번식 속도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해파리 가운데 주류를 이루는 것은 10~15㎝ 크기의 보름달물해파리.이 해파리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기하급수적으로 개체수가 증가한다. 원래 해파리는 정자와 난자를 이용한 유성생식과 성체가 된 후 자신의 몸 일부를 분리해 번식하는 무성생식을 모두 할 수 있다.

유생 단계에서는 4~5㎜ 크기의 폴립(polyp · 강장동물의 기본 체형) 형태로 해수 바닥의 돌 같은 곳에 부착돼 있다가 수온이 20도를 넘어서는 등 환경이 좋아지면 급속히 성장한다. 폴립 하나가 10~15개의 해파리로 발전하는 데 성체가 되기까지 한 달이 채 안 걸린다. 최근에는 크기가 1~2m에 이르는 노무라입깃해파리도 많이 발견된다.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정보센터의 윤원득 박사는 "일본에서는 해파리 성체를 날카로운 그물로 분쇄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해파리의 강력한 번식력을 고려할때 성체를 대상으로 하는 퇴치법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며 "폴립 단계에 있는 해파리를 박멸하는 데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름달물해파리가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먹어치운다는 성질을 이용한 퇴치법도 연구 중이나 이 경우 보름달물해파리가 엄청나게 증식할 위험이 따른다"며 "현재 해파리에서 콜라겐이라는 인체에 이로운 성분을 다량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이를 통해 해파리를 산업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