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무림그룹 계열인 국내 유일의 펄프회사인 동해펄프가 펄프-제지 일관화 공장 건설을 위해 종이를 뜨는 기계인 초지기(抄紙機) 등 주요 설비를 독일 회사에 발주했다.

동해펄프는 22일 울산공장에서 김인중 사장과 독일 보이스(VOITH)의 루돌프 에스터만 수석 부사장이 2630억원 규모의 종이 제조설비 도입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갖고 들어오기로 한 초지기는 지폭이 국내 최대 규모인 9.3m에 이르며 연산 45만t의 인쇄용지를 생산할 수 있다.펄프-제지 일관화 공장 건설의 설비는 독일이,컨설팅은 일본 마루베니가 맡게 된다.

동해펄프는 총 4000억원이 투자될 공장 건설의 핵심설비인 초지기 도입 계약을 맺음에 따라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회사는 내년 하반기에 초지기를 설치,시험가동을 거쳐 2011년 6월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회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서 기계 공급사인 보이스 주선으로 독일계 금융기관으로부터 장기저리로 자금조달을 받기로 해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처음으로 건설될 펄프-제지 일관화 공장은 기존의 제지공장이 건조된 펄프를 녹여 종이를 만드는 과정을 생략하고 액체 상태의 펄프(슬러리)를 곧바로 제지공장에 공급하는 형태이다.이는 펄프의 품질을 높일 수 있고 원가를 15% 이상 절감할 수 있다.더구나 펄프 생산에서 발생하는 스팀을 제지공정에 사용함으로써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공정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무림그룹은 이 공장이 가동되면 기존 진주공장(연산 60만t),무림SP 대구공장(연산 8만t) 등과 함께 연산 113만t 규모의 인쇄용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김인중 사장은 “2011년 6월 상업생산을 시작하면 무림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제지그룹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