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경기상황이 아직 긴축정책을 쓸 정도는 아니지만 FRB는 필요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제어할 적절한 네 가지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FRB에 쌓아둔 은행들의 예치금이 약 800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회복되면 은행들이 대출을 풀 것이며 이는 통화량 증가로 이어져 인플레를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버냉키는 적절한 시점이 됐을 때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높이면서 이 예치금 이자율도 높여 유동성을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예치금의 이자율은 단기 자금 금리 하단선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돼 은행들이 그 이자보다 더 많이 벌지 못하는 곳에는 돈을 빌려줄 이유가 없게 된다. 미 의회는 지난해 가을 FRB에 예치금 이자 결정 권한을 부여했으며,FRB는 현재 연 0.25%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정상적인 금융환경에서는 시중단기금리와 FRB 예치금에 대한 이자율의 차이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금리 격차가 계속 벌어질 경우엔 △금융회사들과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 거래 △재무부가 채권을 발행해 확보한 자금을 FRB에 예치 △은행들에 양도성예금증서(CD)와 유사한 'TD(term deposit)' 제공 △FRB가 보유한 장기채권 공개시장 매각 등 네 가지 방법을 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 방법은 단기금리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이는 통화량과 신용의 과도한 팽창을 막는 긴축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