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38)는 7년 전 여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강도를 당했다. 여권이 든 지갑과 사진기 등을 잃어버려 손해가 막심했지만 다행히 여행 전 공항에서 가입한 여행자보험 덕에 돌아와 보상을 받았다. 이후 김씨는 여행을 갈 때마다 인터넷을 통해 여행자보험에 가입한다.

즐거운 바캉스 시즌이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여행을 떠날 때는 반드시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몇 천원 또는 몇 만원만 더 들이면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필수품이 된 해외여행자보험의 경우 1만~3만원 선의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로 해외여행 중 발생한 개인의 상해 · 사망 · 후유장해 및 의료비를 보장한다.

국내를 자동차로 여행한다면 자신이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조건을 확인하는 게 좋다. 대부분 가족이나 1인(차량 소유자)한정으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기 때문에 친지나 친구가 운전하다 사고가 난다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돌아가면서 운전하려면 '임시 운전자 확대 특약'에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여행자보험은 필수품

매년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사고 건수가 많아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자가 외국에서 사고를 당해 신고한 사례는 2005년 2만7239건에서 지난해 6만75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여행자보험은 상해나 질병 치료,사망,휴대품 피해,제3자의 신체나 재산에 끼친 손해 등을 보상해준다. 해외에서 상해나 질병으로 치료받을 때는 국내 보험사와 제휴한 해외 도우미업체(24시간 한국어 통화 가능)에 통지하고 사망 사고 때는 현지 대사관 또는 영사관에 알리면 된다. 다만 보험약관상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비는 40~50%만 보상된다. 또 일반 상해 · 질병보험에 가입해 있다면 해외여행 중에 숨지거나 다쳐도 보상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휴대품을 도난당했을 때는 현지 경찰서에 신고하고 확인서를 받는 등 피해 사실을 입증할 서류를 확보해야 한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국내 여행은 보장 한도를 질병 치료비는 200만원,상해 의료비는 500만원 정도로 하고 해외 여행은 각각 2000만원,500만원으로 잡는 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 정도 수준의 보장을 받으려면 국내 여행은 1인당 2000원,해외 여행은 5000원 안팎의 보험료(2박3일 기준)를 내면 된다.

보험금은 사고 발생일로부터 2년 안에 보험사에 청구해야 하며 대부분 스카이다이빙처럼 위험이 큰 활동을 하다가 피해를 봤을 때는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또 보험약관상 자연 재해나 전쟁,출산 등은 보장 대상에서 제외한다. 가족 전체가 보장받으면서 보험료를 10% 정도 할인해 주는 가족형 상품도 있다.

여행사나 은행,카드,통신사들이 고객 등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료 여행자 보험의 경우 질병 치료비 등 중요 보장 항목이 빠져 있거나 여행 중 상해사고나 질병에 대한 보상한도액이 턱없이 낮은 경우가 많으므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홍수 · 태풍 피해 보상받으려면 '자차' 가입해야

여름 휴가철 가족 · 친구와 함께하는 자동차 여행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출퇴근길과는 낯선 환경에서 차를 운행하기 때문에 주의할 점도 많다.

우선 차에 실린 물건은 도난당하거나 교통사고가 나서 파손되더라도 가입한 자동차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없다. 노트북이나 캠코더,카메라,핸드백,골프채 등 귀중품은 차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상대방 차의 과실로 내 차에 실린 물품이 파손되었다면 상대방 차의 자동차보험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운전자 범위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 운전을 할 경우에 대비해 '운전자 확대 특약'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이 특약에 가입하면 친지나 친구 등 제3자가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도 보상받을 수 있다. 보험료는 가입기간이나 자기차량손해 포함 여부,보험사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쏘나타를 기준으로 만 35세 남자 운전자라면 일주일에 1만~2만원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을 들었던 대리점이나 설계사 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태풍이나 홍수 등으로 차량이 침수돼 파손될 경우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돼 있어야만 차량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차가 고장이나 사고로 운행이 불가능해진다면 보험사의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하자.또 차를 간단히 정비해야 된다면 현지 카센터보다는 유명 휴가지 및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된 손해보험사나 자동차 제조사의 이동서비스 코너를 이용하는 게 저렴하다.

하계 휴가철을 맞아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사 14곳 모두가 경포대 해운대 대천 제주도 등 전국 주요 휴양지에서 이동보상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충전이나 펑크타이어교체,잠금장치해제,연료보충,긴급견인 등을 무료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회사별로 기간과 서비스 내용이 다르므로 각 회사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고 휴가를 떠나는 것이 좋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