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된 지 18년이 지난 과자가 마니아 고객들의 끊임없는 요청으로 다시 세상 빛을 보게 됐다.

농심은 1991년 생산이 중단된 과자 '비29'를 고객들의 건의로 재출시하게 됐다고 20일 밝혔다.

진한 카레맛과 부드러운 조직감이 특징인 이 제품은 1981년 4월 출시돼 1991년까지 10년간 판매됐다. 하지만 당시 카레 맛에 생소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으면서 갈수록 매출이 줄었고, 결국 단종에 이르렀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제품생산이 중단된 후에도 지난 18년 동안 꾸준히 고객들의 재생산 요구가 줄을 이었다. 특히 2007년에는 유명 포털사이트에 '비29의 재생산을 바라는 까페'까지 만들어져 조직적으로 재출시를 건의해왔다고 농심은 전했다.

이에 따라 농심은 옛 제품을 업그레이드한 모습으로 재출시하기로 결정, 제품의 모양과 크기, 맛 등에 대한 고객들의 의견과 요구를 제품에 반영한 '비29'를 다시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농심은 '비29'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이전 제품의 맛을 기억하고 있는 30~50대 고객들을 대상으로 샘플 시식조사를 진행했다. 또 제품의 포장 디자인은 '비29의 재생산을 바라는 카페' 활동 멤버인 한 일러스트레이터 고객의 작품을 넣어 제작하기도 했다.

새로 출시된 제품은 유전자변형이 되지 않은(GMO-Free) 옥수수를 적외선 로스팅 공법을 통해 구웠으며, 실제 카레분말을 넣어 깊은 맛과 향을 냈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신제품은 27일 이후 전국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50g에 1000원으로, 1981년 첫 출시 가격(550g·100원)보다 10배 비싸졌다.

'비29'의 재출시를 담당한 김현정 팀장은 "새로 출시되는 제품은 맛에서부터 디자인까지 고객들과 함께 만들어 더욱 의미있는 제품"이라며 "옛 것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이 옛날 맛을 느끼며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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