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막대한 사교육비는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켜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뿐 아니라 빈부의 격차를 확대하거나 고착화시키는 문제를 초래한다.

◇ 불어나는 사교육비

20일 한국은행의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육비는 39조8천771억 원으로 전년의 36조8천639억원보다 3조132억 원이 증가했다.

가구당 교육비 지출액은 239만2천원으로 2000년의17조5천453억 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교육비 가운데 사교육비는 작년에 18조7천230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3천295억 원이 증가했다.

가구당 112만2천원에 달한다.

사교육비는 2001년 8조117억 원, 2002년 9조3천258억 원, 2003년 11조6천918억 원, 2004년 12조8천559억 원, 2005년 13조7천517억 원, 2006년 15조6천571억 원 등으로 급증세를 이어오고 있다.

사교육비 지출은 고소득층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가구의 기타교육비를 소득계층 1∼5분위별로 파악한 결과, 소득수준 상위 20%에 해당되는 5분위는 월평균 32만1천253원으로 소득수준 하위 20%인 1분위의 4만6천240원에 비해 6.9배나 됐다.

이 배율은 전년의 5.9배에 비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올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소득 상위 20%의 교육비 지출은 올해 1분기에 월평균 55만7천455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3만9천246원보다 늘었으나 소득 하위 20%의 교육비 지출은 11만7천459원에서 10만9천810원으로 줄었다.

◇ 전문가들 "사교육비 지나치다"

전문가들은 사교육비 증가는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점을 꼽았다.

사교육비 지출은 탄력성이 낮아 경기가 나빠져도 줄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가계사정이 어려워지면 다른 소비를 줄이는 길밖에 없다.

6세 여자아이 1명을 둔 주부 김모(35.여)씨는 "아이가 2~3살 때부터 어림잡아 한 달에 100만원씩 영어유치원이나 학원비 등으로 들어간 것 같다"며 "사교육비 부담 탓에 다른 소비를 못한다"고 말했다.

사교육비 부담으로 출산율이 낮아지면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문제도 생긴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경제연구실장은 "사교육비도 국가 경제 측면에서 보면 미래를 대비한 투자이지만 투자효과가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게 문제"라며 "조기 사교육이 낭비에 그친다면 그만큼 경제 성장의 동력을 까먹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사교육이 오히려 인적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송환웅 수석부회장은 "취학 후 학교 성적 향상에 초점을 맞춘 조기 사교육은 돈은 돈대로 쓰고 자녀에게는 `학습 노동'을 시켜서 창의성 계발을 오히려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최현석 최윤정 홍정규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