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추진하는 조직개편안에 반발하면서 산하 최대 사업장 조직인 현대자동차지부의 정비위원회(정비노조)가 금속노조 탈퇴와 조합비 납부 유예를 결의한데 이어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의 각 게시판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오는 9월까지 결정해야 할 금속노조의 조직개편안은 현재 산하 기업지부로 남아있는 현대차지부 등 일부 대기업지부를 지역지부로 소속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지부의 경우 울산공장 노조가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차지회, 전주공장 노조는 금속노조 전북지부 현대차지회 등으로 소속이 바뀐다.

정비노조도 산하 전국 23개 지역지회가 해당 지역의 금속노조 지부에 편성되면서 모든 조직이 산산히 쪼개져 조직력 훼손과 이에 따른 고용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정비노조는 무조건 조직을 변경하기보다는 회사를 직접 상대하는 현대차 대표지회장을 직선제로 뽑아 둘 수 있도록 요구하며 금속탈퇴와 조합비 납부 유예를 결의한 것.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등의 게시판에는 최근 정비노조의 결의에 동감하고 현장 조합원 여론을 무시하는 금속노조를 상대로 비판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현대차지부내 현장노동조직인 민노회 자유게시판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게시자가 "정비노조 결정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금속탈퇴 결의도 총회에서 물어보겠다고 결의하면 아마 80%의 압도적 탈퇴 찬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현장조직 게시판에는 ID '노사모'가 "정비노조 참 잘했다"며 "언젠가는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했고, '전주 조합원'은 "우리도 탈퇴 선언하자"며 "찢어져서 무슨 힘이 있겠나"라고 했다.

'현자(현대차) 말단조합원'은 금속노조 게시판에서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돼 현대차 조합원들에게 도움되는게 하나도 없다"며 "현대차지부의 새 집행부를 뽑는 선거에서는 산별탈퇴를 공약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지부 산하의 판매노조 게시판에는 '노숙자 조합원'이 "대안도, 원칙도 무시하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해서 판매.정비 조합원들을 길바닥에 내몰아 노숙자로 만들려하는가"라고 꼬집었다.

현대차지부의 현장조직인 현장연대는 성명에서 "자동차 판매.정비노조의 요구가 무산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금속노조의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하는 등 금속노조를 비판하는 현장조직의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속노조의 조직개편안은 이미 결정된 사안인 만큼 모든 기업지부는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무조건식으로 강행될 경우 향후 노노갈등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지부는 20일 노조 확대운영위원회에서 정비노조의 결의와 조직개편안에 대한 지부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