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체 '빅3'의 노조가 달라지고 있다. 미 지역 일간지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스는 15일(현지시간) GM과 크라이슬러의 노조 전임자 400여명이 조만간 생산 현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은 상급단체인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연계해 GM과 크라이슬러 각 지역 공장의 노조 사무실에서 노조 선거 및 노조원 민원처리 업무 등을 맡아왔다. 공장 생산라인 근무는 안했다.

UAW는 최근 이들에게 생산직으로 복귀해야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셰리 칠더스 아브 GM 대변인은 "각 노조 사무실당 대표 1명씩만 남기고 나머지 자리는 없애기로 했다"며 "생산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UAW는 크라이슬러의 23개 노조 지부에서 300여개 노조 전임자 자리를 폐지할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는 대부분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는 이달 27일부터,GM은 30~60일 내에 이 같은 방침을 실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파산보호를 갓 벗어난 GM과 크라이슬러가 미 정부의 압박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은 그동안 '빅3'의 인건비와 노동유연성을 미국 내 외국 경쟁사 수준에 맞추라고 압박해왔다. 앞서 GM 노조는 직원 35%를 감원하고 16개 공장을 폐쇄하거나 가동 중단하는 구조조정을 받아들였고 신규 채용자의 시간당 임금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14달러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신문은 "노조 전임자의 생산직 복귀가 매우 큰 상징성을 갖는다"고 전했다. 실제 비용 절감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막강한 권한을 쥐고 경영진을 압박해온 이들이 본연의 위치로 돌아감에 따라 미 자동차 노조가 구태를 벗고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