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군사 목적의 정찰용 곤충로봇을 개발 중이다.

15일 미국 과학전문지 라이브사이언스닷컴에 따르면 그동안 '정찰용 곤충로봇'을 개발 중이던 미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청(DARPA)은 인터뷰에서 "연구진들이 현재 살아있는 성충에 원격조종 장치를 이식하는 단계까지 성공했다"고 밝혔다.

라이브사이언스는 "예전부터 미군과 로봇 과학자들은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하고 적의 동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역에 침투시킬 수 있는 초소형 비행로봇의 개발을 진행해 왔다"면서 "다만 이들은 그동안 로봇에 탑재할 초소형, 초경량의 동력원을 찾지 못해 부심해 왔다"고 전했다.

해답은 다름아닌 '살아있는 곤충'에 있었다.

DARPA가 개발 중인, '사이벅스(cybugs)'라 불리는 정찰용 곤충로봇은 살아있는 곤충에 전자칩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제한적이나마 곤충의 비행을 조종할 수 있게 되는 등 현재 개발 진행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소식이다.

DARPA는 번데기 단계의 곤충에 인공제어 장치를 이식하고, 이 장치가 성충이 된 곤충의 신경·근육조직과 연결되는 일명 하이-멤스(HI-MEMS) 프로젝트를 지난 2006년 시작했다. 투입된 개발비는 1200만 달러(약 152억원)에 달한다.

성충에게 원격조종 장치를 이식하는 데까지 성공한 연구진은 현재 가장 큰 난관인 전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곤충이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열과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키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들은 곤충의 비행을 원활하게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이 완성되면 카메라와 마이크로폰, 정찰·폭발물 탐지용 센서 등을 부착한 '사이벅스'를 현장에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