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인 주류식품 업체인 기린과 산토리가 14일 합병을 목표로 협상을 벌이기로 정식 발표함에 따라 합병형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앞으로 합의를 향해 구체적인 협상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양사의 기업 형태와 기업 문화에 많은 차이가 있어 사업을 어떤 식으로 재편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최대의 문제는 산토리가 비상장 기업이어서 기업가치를 주가로 산정하기가 곤란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통합 비율을 결정할 때 시가총액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으나 산토리에서는 대등한 합병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산총액에서 부채총액을 뺀 순자산을 주당으로 나눌 경우 작년말 시점에서 기린이 산토리의 1.7배에 달해 대등한 합병시에는 기린의 주주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산토리의 경우 창업가가 89.33%의 지분을 갖고 있어 지주회사간 대등한 통합시 산토리 창업가가 45% 정도를 갖는 대주주가 된다.

주주총회에서 중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은 물론 사실상 지배권을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기린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가 주목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양사의 통합 문제는 산토리의 사지 노부타다(佐治信忠) 회장 겸 사장이 게이오(慶應)대 동기인 기린의 가토 가스야스(加藤壹康) 사장에게 먼저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 여력이 없는 일본 시장을 벗어나 아시아 등 세계를 무대로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뻣어나가기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논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산토리로서는 비상장의 명문기업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작용했다.

산토리는 2008년에 맥주사업의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으나 오랫동안 적자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주주의 의견에 좌우되지않는 비상장 기업이라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린과의 통합으로 이런 독자성이 사라지지 않을까에 대한 불안감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