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15일 시중은행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과 우리, 신한, 외환, 하나, 기업, 부산, 대구, 전북 등 9개 은행들의 2분기 순이익은 약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들 은행의 전분기 순이익 1450억원의 6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외환, 기업, 하나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2분기에 2200억원 안팎의 순이익으로 1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보유주식 매각이익(세전)이 1500억원에 이르고, 대손충당금 적립액 감소 등이 양호한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도 1분기에 478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쳤지만 2분기에는 21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전망된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절반가량 줄어든 덕분이다.

1분기 3000억원 적자였던 하나은행은 2분기에 1500억원 가량 흑자로 추산된다. 태산LCD관련 충당금이 1500억원 정도 환입됐고 현대건설 등의 주식 매각 이익이 발생했다.

신한은행은 2분기 순이익이 대출과 주식 매각 이익 등으로 1분기(737억 원)의 2배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전분기(1675억원)와 비슷한 규모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주식 등의 매각이익이 1800여억원에 이른다. 국민은행도 2분기 순이익이 1분기 수준인 1591억원 내외로 추정했다.

대구은행(550억원), 부산은행(620억원), 전북은행(150억원) 등 3개 지방은행도 2분기 순이익이 1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 보다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NIM은 1분기 1.6%에서 2분기 1.44~1.45%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1분기 1.99%에서 2분기 1.75%로, 국민은행은 1분기 2.7%에서 2분기 2.23% 내외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분기에는 환율 안정 등으로 대규모 흑자 전환이 가능해졌으나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이 모두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3분기에는 은행들이 고객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과 구조조정으로 인한 충당금 적립 등의 부담으로 2분기 순이익을 밑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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