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년 상반기께 내놓을 문서작성 프로그램인 'MS 오피스 2010'의 온라인용 버전을 무료 공급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최근 소프트웨어 시장에 침투하며 MS의 텃밭을 잠식해 들어오자 MS가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MS는 워드,엑셀,파워포인트 등을 담은 '오피스 2010'을 유료 제품 외에 무료 온라인 제품으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온라인용 제품은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MS가 주 수익원인 오피스를 공짜로 제공하며 '희생'을 감수하는 것을 구글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구글은 '구글독스'라는 온라인용 문서작성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며 MS가 장악해 왔던 오피스 시장에 침투해 왔다. 최근에는 PC 운영체제(OS)인 '크롬 OS'를 내놓겠다고 선언,MS의 심기를 크게 자극했다.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의 톰 오스틴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MS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MS와 구글은 최근 2~3년간 서로의 영역을 빼앗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세계 1위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은 지난해 웹브라우저 '크롬'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 휴대폰용 OS '안드로이드' 등을 선보이며 MS의 영역 침투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MS는 지난달 검색엔진 '빙'을 내놓고 인터넷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을 깎아내리고 있다. 이달 초 조사에서 '빙'은 차별화된 이미지 검색 및 동영상 미리보기 기능 등을 앞세워 미국 검색엔진 시장에서 점유율 12%를 차지했다.

업계 전문가는 "MS와 구글이 각각 상대방의 주력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물고 물리는 두 업체 간 싸움은 건강한 긴장 관계를 조성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정락/김미희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