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가계의 씀씀이가 크게 줄고 저축률만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은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시기에 주식 투자자들은 어떤 업체에 투자해야 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미국에서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여도 실업률은 10%를 넘은 뒤 느린 속도로 떨어지는 등 '고용없는 회복기(Jobless Recovery)'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시기의 투자전략을 조언했다.

고실업의 시기엔 가계가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지만,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는 소비자라고 해도 이는 닦아야 하고 집에 전기도 필요하다.

신문은 경제가 이른바 '고용없는 회복기'로 향해 갈 시기엔 이런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이 그마나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전했다.

고가의 의류업체나 고급백화점은 어려워지지만, 저가의 매장을 운영하는 업체나 할인점 등은 전망이 밝다는 것이다.

신문은 실제로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나 노드스트롬 백화점 등이 어려워지는 반면 월마트나 맥도널드가 각광을 받으면서 주가도 기록에 다가서고 있다고 전했다.

터너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데이비드 코백스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과 크래프트 푸드, 콜게이트 팔모리브, 코카콜라, 펩시코 등의 소비재 업체를 꼽았다.

그는 이들 업체에 대해 모두 "사람들이 필요한 것을 공급하는 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이는 닦아야 하고 담배는 끊기 어려우며, 외식을 줄이면 식품 판매업체 매출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통상 이런 회복기가 저금리와 맞물리면 은행들은 수익이 늘어나는 등 장사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지만, 지금은 고실업으로 대출 수요가 저조하고 모기지 연체나 주택 차압의 위험이 높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의료보험이 없는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의료보험 업체들은 전망이 어둡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래보그너는 이런 시기엔 신흥시장에 물건을 판매하는 수출의존형 업체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해당 지역의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면서 미국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