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한미 FTA보다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13일 `한ㆍEU FTA의 주요 타결내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은 한ㆍ미 FTA보다 경제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한ㆍEU FTA가 맺어지면 국내총생산(GDP)과 GDP 대비 후생증가가 3.08%와 2.45%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ㆍ미 FTA가 GDP를 1.28%, 후생을 0.56% 증가시키는 데 비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국은 자동차, 기계, 무선통신기기, 선박, TV 등 공산품 수출이 늘어 EU 내 시장점유율을 3.9%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서비스, 의료, 화장품, 정밀화학 등에서는 EU로부터의 수입이 확대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본 수입품에 대한 대체 효과와 경쟁력이 취약한 업종의 산업구조가 선진화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한ㆍEU FTA가 한ㆍ미 FTA와 동북아시아 지역 내 FTA를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ㆍEU FTA 타결로 아시아 시장을 놓고 EU와 경쟁을 벌이는 미국 역시 한ㆍ미 FTA의 비준작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과 일본도 우리나라와 FTA 추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를 대 EU 수출교두보로 삼기 위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증가하고, EU 기업들은 아시아 진출의 `테스트베드'로 한국을 적극 활용해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서비스업, 축산업, 농업 등 FTA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민감 부문에 대해 철저히 연구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현지부품 사용비중, 환경기준 등 비관세장벽의 철폐에 따른 효과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