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영 조선업체인 장쑤룽성중공이 올 들어 세계 최대 규모로 발주된 선박을 수주했다고 제일재경일보가 13일 보도했다. 중동 오만해운이 지난달 발주한 40만DWT(재화중량톤수)급 철광석 운반선(VLOC) 4척으로 총 4억9000만달러 규모다. 전문가들은 중국 조선사가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는 사례로 해석했다.

제일재경일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세계 선박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수주가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천창 룽성중공 회장은 "이번 수주는 중국 조선업체가 시장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룽성중공으로선 중동 시장에 첫 진출하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조선 · 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 규모는 지난 4월 12만7000DWT로 전년 동기보다 99% 감소했으며,5월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 6월에도 25만3000DWT로 최근 7년래 가장 적었다. 조선산업과 밀접히 연관된 해운업의 시황을 대표하는 발틱운임지수(BDI)도 지난 10일 3000선이 무너졌다.

룽성중공은 지난해 8월에도 브라질 철광석업체 발레가 발주한 총 16억달러 규모 철광석운반선(VLOC) 12척을 수주했다. 룽성중공은 특히 한국 조선업체가 선점하고 있는 해양설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천 회장은 "해양설비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수익률도 높다"며 "해양설비 매출 비중을 향후 전체 매출의 40%로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룽성중공은 현재 중국해양석유(CNOOC)에 납품할 심해 자원 개발시설을 건조 중이다.

룽성중공은 설립 4년밖에 안 된 신생 기업이지만 2007년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2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면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골드만삭스가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주관사를 맡기로 했다가 취소했던 것도 바로 이 회사 때문이다. 룽성중공은 중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