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이자 버핏의 오랜 친구인 찰리 멍거(85)가 자신이 지켜본 버핏의 투자와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멍거 부회장은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인터뷰에서 버크셔가 여느 기업과는 달리 정기 회의를 갖지 않는 데 대해 법적으로 필요한 회의 외에는 모두 임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워런이 사무실까지 탭댄스를 추며 가자고 제안하면 이는 농담이 아니다.

사무실 문을 지나는 동안 워런의 기분은 고양되며 나 역시 그렇게 따라 한다"며 버핏의 일하는 방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웨스코의 지분 80%를 보유한 버크셔는 웨스코 주가가 버크셔 주가보다 떨어지지 않을 경우 나머지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워런은 버크셔 주주들에게 불리한 주식 발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크셔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낸 데 대해서는 버핏은 항상 발전해왔다며 "그는 과거에는 중국 자동차 회사 BYD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변했고 배우고 있다"며 버핏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버핏처럼 오마하에서 자란 멍거 부회장은 미시건대를 졸업하고 군 입대를 거쳐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1959년 오마하로 돌아와 지인이 마련한 점심식사 자리에서 버핏을 처음 만났다.

버핏을 따라 법조계를 떠나 투자자의 길로 들어선 멍거 부회장은 수십년 동안 그의 동반자로 일해왔으며 아직도 일주일이 멀다 하고 그와 대화를 주고 받고 서류와 책도 교환하고 있다.

50년 가까이 버핏의 2인자 자리에 만족해온 데 대해 멍거 부회장은 "워런도 특별하고 나도 특별하다"며 "우리는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작업 모델을 갖고 있으며 이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벤저민 그레이엄이 내놓은 가치투자를 버핏과 함께 한 단계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멍거 부회장은 "모든 지적인 투자는 가치투자라고 생각한다"며 가치투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털어놓았다.

그는 가치투자가 간단해 보이지만 이를 실천하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며 "사람들은 최근에 먹힌 흐름을 좇아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손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멍거 부회장은 또 "대중이 월가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이들의 분노를 감지한 사람은 누구나 이토록 큰 분노가 특정 산업을 겨냥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말하고 분노가 정당하냐고 묻는 질문에는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