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기업이 제주 화산석의 원료를 추출해 만든 화장품이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제주사랑농수산(대표 박병선)은 화산석을 이용한 화장품 수를 올 들어 10여종에서 20여종으로 늘리고 국내외 시장을 타깃으로 본격적인 판로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기초화장품은 물론 마스크팩,비누,샴프,린스 등의 제품을 생산 중인 이 회사는 제주도 말로 화산석을 뜻하는 '송이'란 브랜드 외에 지난 5월부터 바람을 의미하는 '보름'이란 브랜드로 고급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싱가포르 화장품 유통업체에 1억원 상당의 '보름'제품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샘플만 소량 주문 했던 미국 일본 동남아 중동지역 등의 현지 유통업체와도 추가 수출 및 상담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의 양경월 이사는 " 제주지역 화산석은 약 알칼리성 물질로 인체에 유용한 미네랄과 흡수흡착성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생산한 송이팩 제품은 원적외선이나 음이온 방출량이 많고,미네랄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확인돼 국내 머드팩 관련 미용제품 중 최초로 일본 후생성 인증을 통과했다.

양 이사는 "화장품 시장은 다국적 회사를 상대해야 하는 데다 제주지역 상품이라는 이유 등으로 판로를 넓히는 데 한계가 있지만 상품의 우수성이 알려질 경우 충분히 승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품을 사용한 국내외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샘플주문에 그쳤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제주특산물 판매를 병행 중인 이 회사는 올해 총 매출 25억원의 50% 정도를 화장품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특산물 유통업체였던 제주사랑농수산은 2004년 화장품 제조허가를 받고 화산석 원료를 이용한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이 사업은 중소기업청의 기술혁신과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화산석은 단순 가공처리할 경우 입자가 날카로워 건축자재 등에 한정적으로 활용됐으나 제주사랑이 독자개발한 열처리 분쇄기술로 330매시(밀가루의 4배)까지 작은 입자로 가공하면 화장품 원료로 쓸 수 있게 된다. 제주사랑은 화산석 제품에 대한 상표출원과 실용신안특허는 물론 발명특허도 출원해 놓고 있다.

제주=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