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세계 최초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를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9개의 바이오시밀러를 전 세계 시장에 잇달아 내놓겠습니다. "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 의약품) 전문 생명공학 기업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사진)은 지난 10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조만간 허셉틴을 대상으로 유럽 및 미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이미 전임상 시험을 통해 안정적인 제조능력과 치료효과를 검증받은 만큼 2011년부터는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1400억원의 매출에 6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매출 1800억원에 영업이익 1000억원을, 2012년부터는 1조원 이상의 매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식품의약안정청에 허셉틴 임상시험 진입 허가를 신청한 데 이어, 정부가 개발 자금 70억원을 지원하는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인 '스마트프로젝트'에도 선정되는 등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는 허셉틴을 비롯해 레미케이드(류머티즘성 관절염 치료제),어비톡스(직장암 치료제) 등 9가지로,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400억달러)의 85%를 차지하는 항체 의약품들이다.

이 중 허셉틴은 제넨텍에서 개발한 유방암 표적치료제로,지난해 전 세계에서 5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부작용이 없고 치료효과가 높아 전 세계적으로 복제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지만,현재까지 복제와 전임상에 성공한 곳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서 회장은 "다국적 거대 제약업체와 국내외 바이오업체에 비해 바이오시밀러 상업화 능력이 최소 4~6년은 앞서있다"며 "2011년부터 최소 5년 이상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를 생산, 주요 시장에 내다팔려면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자금 확보와 생산시설 설계기술 이전,생산공정 및 시설에 대한 미국식품의약국(FDA) 인증 등의 절차를 밟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는 "허셉틴과 같은 초정밀 단백질 성분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비슷한 효과를 내도록 생산하려면 수천번의 시행착오를 거칠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돈이 많은 회사라도 4~6년의 물리적 시간을 건너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미 지난 5월 말부터 허셉틴을 비롯해 현재 개발 중인 9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글로벌 판매망 구축에 착수,지금까지 현지 독점판매 업체의 90% 이상을 선정한 상태다. 현재 짓고 있는 제2공장에 이어 제3공장도 곧 착공해 2014년까지 총 생산능력을 현재 연 14만ℓ에서 세계 최대 수준인 32만ℓ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창업 때부터 타깃으로 삼았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드디어 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세계 어느업체보다 앞서 달리고 있는 만큼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소한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연매출 수십조원에 달하는 다국적 제약회사를 인수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바이오제약회사로 도약할 계획입니다. "(서 회장)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