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매업체들이 불경기 여파로 가뜩이나 매상이 저조한데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울상이다.

10일 로이터와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동북부 지역의 의류업자를 비롯한 소매업체들이 지난 6월 한 달간 뉴욕에 22일이나 비가 오는 등 궂은 날씨 때문에 여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 큰 타격을 입었다.

뉴욕과 보스톤, 시카코 등 주요 대도시들이 지난 6월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10년간 두 번째로 낮은 기온을 보였다.가뜩이나 지난달 실업률이 9.5%까지 치솟아 26년만에 최악의 실업대란을 겪고 있는 마당에 우중충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킨 것. 이 때문에 반바지와 티셔츠, 수영복 등 여름 의류는 물론 바베큐, 텐트 등 캠핑 장비까지 덩달아 매출이 저조했다.

금융 정보 회사 톰슨 로이터스에 따르면 최소한 1년 동안 문을 연 소매업체들의 6월 동일점포매출(SSS)은 전년 동월보다 4.9% 떨어져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지난 2000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 기록이다.

미국의 대형슈퍼마켓 체인인 비제이는 6월 매출이 전년 동월보다 7.5% 하락했다. 대형 할인점 '타겟'도 같은 기간 매출이 6.2%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5.6%보다 0.6%p 낮은 수준이다. 도매업체 코스트코도 6% 하락했다. 코스트코에서 이 기간 동안 식자재 수요는 많았으나 카메라, 에어컨 같은 소비재 수요는 미온적이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의류 소매업체의 경우 6월 판매액이 전년 동월보다 6.3% 하락 했고, 10대들을 겨냥한 의류 업계는 11% 하락을 기록했다. 갭도 6월 한 달간 매출이 10% 하락했고, 주가도 1.2% 떨어졌다. 아베크롬비는 같은 기간 동안 매출이 32%, 아메리칸 이글은 7.1%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 소매업체들의 관심은 온통 돌아오는 신학기에 맞춰져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신학기가 방학기간보다 소비 심리가 살아 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그러나 소매 매트릭스 대표 켄 펄킨스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경기가 계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신학기 쇼핑 시즌도 기대난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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