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의 다음 차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다."

미국 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3조5000억달러 규모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또다른 금융위기를 일으킬 수 있는 '시한폭탄(Time Bomb)'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캐럴린 말로니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7000억달러 상당의 상업부동산 모기지가 내년 말까지 차환(借換)돼야 하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차환에 대한)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말로니 의원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 대안일 수 없다"면서 "계속 방치되면 신용 위기에서 어렵사리 헤어나기 시작한 은행들은 물론 쇼핑센터와 호텔 등을 마비시켜 또다른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지난달 말 5315건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많은 수의 호텔과 유통센터가 디폴트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 캐피털 어낼리틱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 담보 채권(CMBS) 손실이 900억달러 가량으로 전체 금융시장 손실에 9~1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존 그린리 금융관리 국장보는 "지난 1분기말 잔고 기준으로 미국 은행들이 모두 1조8000억달러를 상업 부동산 담보로 대출했다"면서 "이 가운데 7% 가량이 부실채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부실금융채권구제프로그램(TALF)으로 은행 신용 경색이 완화됐으나 다른 문제들이 여전히 심각하다"면서 "상업 부동산 외에 크레디트 카드와 산업채권 부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