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우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10일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09년 하반기 경기전망' 설명회에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것은 경제성장률이 본격적으로 플러스를 기록할 때로 봐야 한다"면서 향후 경기에 대해 "바닥을 쳤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더블딥(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국장은 다만 "경기의 바닥이 언제인지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의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 집행은 1.5~2.0%p 범위에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하반기에는 이 같은 재정지출이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이상우 국장과의 문답.

-하반기 이후 더블딥 우려가 있나.
▲올해 3분기와 4분기 모두 미약하지만 플러스 성장을 보일 것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전제로 하는 더블딥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바닥을 친 건가.
▲'바닥'이라는 개념은 플러스 성장이 언제부터 본격화하느냐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지난 2분기 중 성장률이 굉장히 높아졌지만 일시적 요인과 기술적 반등이 작용했다. 하반기에는 플러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매우 미약한 수준이고 불확실성이 크다. 따라서 바닥이 언제인가 말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성장률에서 재정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가 평가한 바로는 본예산과 추경예산을 합해 연간 1.5~2.0%p 범위에서 성장률을 올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반기에는 재정규모가 상반기보다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재정지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기도 어렵다. 성장에 대한 기여 부분이 확대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반기 재정 측면에서 플러스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할 때 (상반기 대비) 0.3% 성장률은 민간 부문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반기의 분기별 성장률은.
▲2분기의 높은 성장률에 대한 반사효과는 3분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3분기에도 플러스 성장이지만 그 폭이 매우 작을 것이고, 4분기에는 3분기보다 플러스 성장폭이 커져서 평균적으로 0.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환율에 따른 수출 전망은.
▲환율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 상반기 중 우리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큰 폭의 마이너스인 것은 사실이지만 월별로 보면 조금씩 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상당히 선전한 것이었다. 다만 하반기에 세계 교역이 조금 나아지더라도 수출이 상반기의 개선 추세보다 더 나아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수출 개선폭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봤다.

-국제유가를 너무 낮게 예상한 것 아닌가.
▲다른 기관들보다 높게 본 수치다. 하반기에 배럴당 70달러 조금 넘는 수준으로 예상해 연간 61달러라고 본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내세우는 적정 유가 수준이 7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가 낮게 예상한 것은 아니다.

-건설투자가 내년에 더 둔화하는 까닭은.
▲올해 건설투자는 정부 부문에 힘입어 성장했다. 내년에는 정부 부문에서 오는 성장 모멘텀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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