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국제유가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배럴당 60달러 선이 무너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OPEC이 2013년 세계 원유 수요 전망을 하루 8790만배럴로 지난해 전망치보다 570만배럴 줄였다고 보도했다. OPEC은 2030년 원유 수요도 하루 1억560만배럴로 기존 전망보다 770만배럴 하향 조정했다. 770만배럴은 중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이다.

이처럼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데는 경기 침체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고,선진국의 원유 수요 증가세도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OPEC은 세계경제가 2012년에나 정상적인 성장세를 되찾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연료 효율을 개선한 차량이 보급되고 대체연료 사용을 장려하는 청정에너지 관련법이 제정되는 등 선진국 원유 수요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공급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OPEC은 설명했다. 올해부터 2013년까지 OPEC 산유국들의 신규 투자는 지난 2월 전망치 1650억달러에서 1100억~120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월 OPEC은 공급을 늘리기 위한 35개의 장기 프로젝트가 동결되거나 취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원유(WTI)는 2.79달러(4.4%) 하락한 배럴당 60.14달러로 마감했다. 9일 장 초반엔 한때 지난 5월26일 이후 최저가인 59.8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로써 WTI는 지난달 30일 이후 7거래일 동안 16% 급락했다. 이는 미국의 최대 휴가철인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예상(90만배럴)의 두 배인 190만배럴 늘면서 원유 수요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