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수도권 일부 지역이지만 주택 매매가격이나 전세 가격 등이 다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와 연결해 볼 때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연초 큰 충격에서는 벗어났지만 가시적 경제회복세는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회복세가 단기에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에 힘입어 그동안의 하강세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그렇다고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수출의 경우 월별로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등 각종 지표 동향지수, 기업.소비자에 대한 신뢰지수 등은 최근에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물가도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측면 등에서 압력이 낮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8월 이후 물가지수 상승률이 더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최근 1∼2개월 동안 주가와 환율 측면에서 모두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며 "외국인 투자규모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재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에 대해서는 비교적 강한 톤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이 총재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상당히 크다고 본다'며 "수도권 일부이기는 하지만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경계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하반기 경제성장과 관련, "상반기에는 재정지출 등 일회성 지출이 많았지만 하반기에는 그 효과가 미약해 질 것"이라며 "수출 측면도 세계교역이 단기간내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우리 수출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내년쯤 선진국을 비롯해 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이고 우리 경제도 그에 발맞추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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