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반응과 일부 우려 목소리 엇갈려

삼성전자가 바이오 시밀러(복제약) 개발사업에 뛰어들기로 해 제약산업의 판도에 어떤 변화를 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8일 신성장동력산업 분야 연구.개발(R&D) 지원 과제로 삼성전자의 바이오 시밀러 등 26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정부를 연결고리로 바이오분야의 유망 중소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특히 안정적으로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과 지속적인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신수종사업으로 꼽아왔던 바이오분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됐다.

삼성전자가 컨소시엄을 이룬 업체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는 2014년 이후 특허가 만료되는 9종 이상의 바이오 시밀러 시장이다.

지금은 시장 규모가 미미하지만, 기존 제약사들이 가진 특허 기간이 끝나면 바이오 시밀러 분야는 2020년께 연간 300억 달러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

바이오 시밀러는 신약보다 개발 기간이 짧고 개발 비용은 신약의 10분의 1 수준이어서 상업화 단계에 있는 품목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면 시장성은 충분한 것으로 정부와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도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2014년 이후 시장을 보고 경험을 축적해 기회가 왔을 때 시장을 이끈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당장 사업화한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전반적으로 바이오 시밀러 기술 인프라가 미진한 부분이 있는데 경험을 쌓아 산업 기반 자체도 업그레이드하고 사업화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바이오 시밀러 분야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컨소시엄을 이뤄 추진했을 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정부의 프로젝트에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연구개발 투자 규모에 대해 삼성전자는 '함구'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3천억 원 이상은 돼야 제대로 연구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대형 제약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중소기업처럼 복제약 판촉 경쟁을 하면서 시장을 흐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기존 업계의 연구인력을 대거 빼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 분야를 연구하는 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삼성이 들어오면 투자가 늘어나 업계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연구가 가능성을 보기 위한 사업 정도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로드맵에 따른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하채림 기자 minor@yna.co.kr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