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한 · 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위한 행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 · 폴란드 정상회담,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 · EU FTA 체결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유럽의 뉴스전문 채널 '유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능하면 7,8월 중 최종 합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대략적인 내용은 합의됐다. 몇몇 개별국가의 의견을 종합하는 일이 남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대통령이 오는 13일 EU 의장국인 스웨덴의 프레드릭 라인펠트 총리와 회담 때 구두 타결선언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확실치 않다. 정부는 막판 쟁점인 관세환급 문제에 대한 최종안을 EU 집행위원회에 전달했으며 집행위는 이를 놓고 내부 협의를 벌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FTA 타결을 목표로 EU와 최종 협의를 진행 중이고 EU 집행위가 회원국들의 최종 입장을 타진 중"이라며 "일부 국가가 완전한 동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지속적인 설득과 설명 과정이 병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폴란드와 이탈리아,헝가리가 관세환급 등의 문제를 놓고 한 · EU FTA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 대통령이 폴란드와 이탈리아를 막판 집중 설득하기 위해 이번 방문국으로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FTA 체결을 토대로 양국간 교역 및 투자를 더욱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디테일'에 있어서 합의돼야 할 사항이 있겠지만 한 · EU FTA 체결이 양국 경제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폴란드가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산 하나를 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폴란드가 추진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원자력발전소 등 건설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에 카친스키 대통령은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폴란드는 북서부 '시비노우이시치에' 지역에 2013년 완공 목표로 4억4000만유로 규모의 LNG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2,3개월 이내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2020년까지 원전 2기를 건설키로 했으며 협력대상국으로 한국과 프랑스가 거론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폴란드의 고등훈련기(T-50)16대(10억달러 규모) 도입 사업에 한국 산업체의 참여 의지를 밝혔고 카친스키 대통령은 "경쟁이 있겠지만 한국에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르샤바=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