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6대 이슈로 본 2009년 하반기 경제' 보고서에서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를 기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8일 밝혔다. 민간 부문의 소비 위축과 투자 감소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마저 약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연은 가계의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과 고용사정 악화로 소비 부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은 24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조8000억원 증가한 반면 올 들어 5월까지 취업자 수는 월 평균 16만9000명 감소했다.

삼성연은 또 기업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70%대에 그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 신규 투자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수출 감소율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세계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수출이 증가세로 반전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내놨다.

상반기에 집중된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부가 올해 주요 사업비의 60%인 156조원을 상반기에 이미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연구소는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전년 동기 대비 -0.7%로 제시했다.

연구소는 하반기 경제의 최대 위험 요소로 기업부실 확대를 꼽았다. 경기침체로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약해지면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는 일부 지역의 집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전국적인 과열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 유가는 달러화 약세와 투기 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겠지만 일시적인 조정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투기적 수요만으로 가격이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