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이하 외평기금)으로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6조3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평기금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달러를 사고 팔기 위해 조성한 기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나성린 의원(한나라당)은 6일 정부의 2008년 외평기금 운용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외평기금 평가이익이 총 21조7000억원이었다. 그러나 파생상품 거래 손실이 6조2743억원에 달해 이를 제외한 운용수익은 15조1923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파생상품부문 손실 내역을 보면 지급이자가 11조5768억원에 달했다. 반면 수입이자는 5조3025억원에 그쳐 지급이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외평기금의 파생상품운용부문에서는 모두 6조2743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외평기금의 파생상품 거래는 국내 환율 안정을 위한 역외선물환(NDF) 거래 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NDF는 일정 기간 뒤 최초 계약한 가격에 달러화를 원화로 사거나 팔겠다는 선물환 거래이기 때문에 환율이 목표했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대규모의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이에 대해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지난해 극심한 외환시장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현물환 이외의 거래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히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사태 이후 외환시장 변동폭이 급격히 커지면서 파생 지급이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파생 손실은 시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게 선택한 정책수단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