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계저축률이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변화 가운데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작성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비교 가능한 17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올해 가계저축률은 5.1%로,일본(3.3%) 노르웨이(4.6%) 덴마크(5.0%)에 이어 매우 낮은 국가군에 속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에는 한국의 가계저축률이 회원국 평균(8.5%)보다 5.3%포인트나 낮은 3.2%로,일본과 함께 꼴찌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한때는 세계최고 수준의 저축률을 자랑했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저축을 가장 안하는 나라'로 전락한 셈이다. 게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다른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저축률이 상승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저축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의 가계저축률이 이처럼 곤두박질친 것은 무엇보다 씀씀이가 커지는 것에 비해 소득증가율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위기의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치면서 소득증가세는 과거와 같지 않은데도 세금을 비롯 주거비 사교육비 의료비 대출이자 등은 오히려 갈수록 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저축률이 급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얘기다.

이대로 가다가는 가계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위기가 초래될 것은 물론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제성장 또한 갈수록 둔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가계발 경제위기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당국은 저축률이 더 이상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들을 다각도로 강구해나가야 할 것이다. 사교육비는 물론 의료비 등의 경감대책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또 경제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일도 급선무다. 이번 기회에 세금과 각종 사회 부담금의 증가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보다 힘을 쏟지 않으면 안된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고용이 창출되고 소득이 증가하지 않고는 저축률을 결코 끌어올릴 수 없음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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