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행복까지 살 수는 없는 모양이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6500달러에 그친 중미 코스타리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50~70위권대로 행복순위가 밀렸고,미국은 114위로 '행복도' 측면에선 콩고(112위) 나이지리아(115위)와 비슷했다. 한국은 세계 143개국 중 중간 수준인 68위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영국 신경제재단(NEF)이 실시한 '국가별 행복지수' 조사를 인용,"중남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주요 선진국들을 제치고 가장 행복한 국가 상위권을 휩쓸었다"고 보도했다. 국가별 행복지수는 △국민의 기대수명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 △환경파괴 현황 등을 고려해 작성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연파괴가 적은 삶의 방식을 가질수록 높은 행복지수를 얻도록 설계돼 있다.

1위에 오른 코스타리카는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생물종을 갖췄을 뿐 아니라 에너지부와 환경부의 통합으로 인한 산림벌채 감소,높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도미니카 자메이카 과테말라 콜롬비아 쿠바 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 역시'슬럼'과 '쿠데타''불평등'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가장 행복한 국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내전 등을 경험한 스리랑카(22위)와 미얀마(39위) 국민들의 행복도도 예상밖으로 높게 나왔다.

반면 서구 선진국들은 환경파괴적인 경제구조와 과도한 소비성향,각종 사회문제 지속 등으로 행복지수가 중위권 이하로 밀렸다. 네덜란드가 43위로 선진국 중 가장 순위가 높았고 독일(51위) 프랑스(71위) 영국(74위) 일본(75위) 캐나다(89위) 등도 중위권이었다.

서남아프리카 국가들이 하위권을 독식한 가운데 짐바브웨가 143개국 중 가장 불행한 국가의 오명을 뒤집어 썼다. 한국은 기대수명 부문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와 친환경 측면에선 중간 정도의 점수를 얻는 데 그쳤다. NEF 측은 "낮은 소득만이 행복을 저해하는 요인이 아니다"며 "긴 근무시간과 공동체 의식 부족,의욕 감퇴,수동적인 생활습관도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