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가솔린차의 40% 수준 불과

"자체 기술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계속 외국 업체에 기대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현대자동차의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주도하는 이기상 상무의 목소리는 비장했다.

현대·기아차는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LPi 하이브리드카 설명회'를 가졌다. 이달 출시를 앞둔 '아반떼'와 8월 출시되는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의 상품성을 설명하고, 세계 자동차업계의 친환경차 개발 동향의 소개와 함께 향후 현대기아차의 대응책과 개발계획을 밝혔다.

노진석 현대차 홍보실 상무는 설명회를 시작하며 "하이브리드차의 연간 판매대수는 현재 전세계 2%정도지만 '녹색 경쟁'에서 도태되면 이겨낼 수 없다"면서 "친환경차는 현대기아차의 생존에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또 "아반떼·포르테의 하이브리드 출시를 계기로 개발연구 및 투자를 확대, 최단시간 내에 선진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개발실의 이기상 상무는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의 상품성을 설명하고 향후 개발 계획을 전했다.

이 상무는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는 세계 최초 LPi 하이브리드만의 우수한 상품경쟁력을 지녔다"며 "LPi 하이브리드카의 성공적 출시로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개발사업을 뒤늦게 시작했지만 그만큼 미래에 대한 준비를 탄탄하게 했다"며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의 상품성 차별화에 노력했다"고 말했다.

주연료를 LPG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4년 전 개발 시작 단계에서는 가솔린 모델로 시작했지만 먼저 시장에 진출한 외산 하이브리드와 유사한 차량을 출시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차 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은 낮은 연료비인만큼 차량 유지비 면에서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무는 "기존 LPG 차량의 경우 ℓ당 10km를 운행할 수 있는 차도 많지 않다"면서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의 연간 유류비용은 연 2만여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85만원 정도"라고 강조했다. 또 "동급의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도 130만원 정도가 절감되며,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보다도 56만원을 아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의 향후 친환경차 사업 전개에 대해서는 "기술이 없는 업체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자체적 기술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외국 업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단언했다.

그는 "첫 단계로 LG화학과 4년 6개월 동안 하이브리드차용 전지를 공동개발 하는 등 주요 핵심부품의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상무는 또 친환경차 사업의 핵심과제로 ▲국내 최저 이산화탄소 배출차량 개발 ▲'2종 저공해 배기기준(Super ultra-low emission vehicle)' 충족 ▲디자인의 차별화를 지목했다.

또 "외산 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관련 부처들과 정보,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며 부품 및 규제의 표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세계 자동차업계의 친환경차 개발 동향에 대해 소개한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박동철 이사는 “고유가 시대, 강화된 연비 규제 등에 대비해 정부 지원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의 친환경차 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을 비롯해 독자기술 확보, 선행개발 능력의 향상 등이 친환경차 개발의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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