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아시아 제조업지표 호전 기미..고용 개선이 관건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출구가 보일 듯 말 듯하지만 확실한 신호는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서 1일 발표된 제조업 및 고용 관련 지표들은 세계 경제가 최악의 국면에서는 조금씩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미국의 실업사태가 지속되는 등 경기 회복을 확신할 수 있는 정도는 못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이 이뤄지더라도 그 과정은 순탄치 않고 아직 갈 길도 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6월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위축국면이지만 위축 정도는 다소 나아졌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이날 발표한 6월 제조업지수는 44.8로 전달의 42.8보다 상승,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50을 밑돌면 경기가 위축세임을 의미한다.

미국의 주택시장도 호전되고 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이날 발표한 5월 잠정주택판매(계약은 체결됐지만 잔금 등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 지수는 90.7로 전달의 90.6보다 나아졌다.

유럽의 제조업 활동도 개선됐다.

마르키트 이코노믹스는 유로존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2.6을 나타내 전월의 40.7에서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42.4보다 높고, 작년 9월 이후 최고치이지만 경기 확장국면을 의미하는 기준점인 50에는 못 미쳐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시아의 중국, 한국, 일본의 제조업 지표도 나아지고 있다.

중국의 6월 PMI는 53.2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 지난 3월 이후 4개월째 50을 넘었다.

한국은 6월 무역흑자가 74억4천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은 33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3% 감소했지만, 감소폭이 전달의 28.5%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일본 제조업의 체감경기도 2년 반 만에 호전됐다.

일본은행이 발표한 6월의 기업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 따르면 업황판단지수(DI)가 대기업 제조업의 경우 사상 최악이었던 지난 3월 조사 때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한 마이너스 48을 기록했다.

이 같은 지표들은 제조업 경기가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정도는 아직 미약한 실정이다.

특히 경기 회복에 필요한 소비를 뒷받침할 고용시장은 지속되는 일자리 감소로 고통받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ADP 민간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민간고용은 47만3천명 줄었다.

이는 5월에 48만5천명이 감소했던 것에 비해서는 나아지기는 했지만 실직사태는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ADP 민간고용보고서를 작성하는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프라켄 회장은 경제활동이 안정화되는 최근의 일부 지표에도 불구하고 고용은 적어도 몇 개월간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미 노동부가 2일 공공부문 고용을 포함한 미국의 6월 실업률 등 고용지표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미 언론들은 5월에 9.4%를 기록한 실업률이 6월에는 26년 만에 최고치인 9.6%에 달하고 30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서 2007년 12월 경기침체가 시작된 이후 사라진 일자리는 520만개에 달하고 있고 앞으로도 실업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실업률 상승이 경제성장의 회복에 가장 큰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의 제조업경기 체감지수 호전과 중국의 제조업 지수 상승, 한국의 수출 감소세 둔화는 세계 경제의 자유낙하가 적어도 멈췄음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지표의 개선 정도를 볼 때 실질적인 회복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