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신흥경제국 가운데 선진국에 금융위기 발생시 한국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선진국이 신흥국에 미치는 금융스트레스' 보고서에서 18개 신흥경제국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선진국 금융스트레스에 따른 동행성 지수가 0.706으로 신흥경제국 평균 0.4~0.5보다 훨씬 높았다.

동행성 지수는 어떤 현상이나 대상에 대해 영향을 받는 정도를 0~1까지 측정하는 것으로 '1'이면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것이며 '0'이면 영향이 없음을 의미한다.

IMF는 신흥국이 선진국의 금융스트레스로 받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선진국 금융스트레스, 리보금리, 전세계 경제성장률, 무역거래량, 금융 및 무역개방도, 무역수지, 재정수지, 외환보유고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그 결과 한국의 경우 동행성 지수가 0.706에 달해 선진국의 금융위기는 발생과 동시에 한국경제에 전반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금융과 무역이 개방된 한국의 경우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후 외환, 금융 시장이 요동치면서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4%, 올 1분기가 -4.2%까지 급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IMF는 "선진국에서 금융스트레스 발생시 신흥경제국의 경우 소비자 물가 상승, 글로벌 수요감소로 어려움을 겪으며 특히 선진국과 금융 및 무역 연관성이 클 경우 타격이 더 커진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IMF가 이번 보고서에서 분석한 18개 신흥국 가운데 동행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멕시코(0.830)였으며 페루(0.819), 남아프리카공화국(0.803), 파키스탄(0.771), 헝가리(0.761) 순이었다.

이어 아시아국가인 말레이시아(0.749), 태국.필리핀(0.748), 한국(0.706), 이집트(0.703)가 뒤를 이었다.

반면 모로코(0.431)와 폴란드(0.492)는 선진국의 금융위기에 따른 여파가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

IMF는 신흥경제국이 선진국의 금융스트레스로부터 탈출하려면 선진국 금융시장이 진정될 때까지 수출 비중을 낮추고 재정 적자를 낮추는 게 필요하지만 글로벌 시대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지적했다.

IMF는 "선진국 금융스트레스는 신흥국에 급속히 퍼지는 경향이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위기의 경우 1998년 외환위기보다 더 큰 타격을 줬다"면서 "각국은 금융시스템 개혁을 통해 선진국 금융위기를 잘 버틸 수 있는 체질을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IMF 동행성 지수 보고서에서도 나타났듯이 한국의 경우 선진국에 대한 대외 개방도가 높아 선진국에서 시작된 이번 금융위기에서 타격이 클 수 밖에 없었다"면서 "향후 이런 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 부문 개혁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심재훈 기자 jbryoo@yna.co.kr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