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네트워크에 따라 상호 노하우를 교류하고 정부가 체계적인 마케팅 지원 전략을 추진한다면 국내 우량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물론 국가브랜드 가치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

어윤대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30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글로벌 네트워크 SUMMIT 2009' 행사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 "현재 세계시장 점유율 5위 내의 국내 기업 제품 388개 중 약 63%인 244개가 중소 · 벤처기업 제품이고 향후 5년 내 5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 차세대 일류상품 207개 가운데 약 78%인 162개도 중소기업이 만들고 있을 정도로 중소 · 벤처기업의 역량은 충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재단법인 글로벌네트워크(이사장 김태희)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주최했다.

글로벌네트워크는 케이블렉스,NHN,엑시콘 등의 중소 · 벤처기업들이 국내 대기업 및 유관기관의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국내 중소 · 벤처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2008년 1월 만든 민간재단.올해 정부로부터 약 68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해외조달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회원사만 이미 300여곳에 이른다.

어 위원장은 국산제품의 인지도 제고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경제 규모가 세계 15위 이내 수준인데도 2008년 한국의 국가브랜드지수(NBI)는 조사대상 50개국 가운데 33위에 그쳤다"며 "글로벌네트워크를 통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정부가 보증하는 형식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노력을 지속한다면 세계시장이 '코리아 프렌들리'로 돌아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도 국내 중소 · 벤처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기업들 스스로 끊임없는 노력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20여명의 기업 대표와 학계 및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중소 · 벤처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 기업인들은 해외시장 진출시 마케팅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손꼽으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기업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주문했다. 강은희 위니텍 대표는 "중소기업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얻는 데 보통 4~5년이 걸린다"며 "수주에 성공하고 사업이 궤도에 오를 때까지 기업이 버틸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금융지원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대표는 "해외에서 인정받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이 국내시장에서는 도리어 인지도 부족으로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며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려면 실패를 통한 경험도 일종의 지식으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적극적인 R&D(연구개발) 참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태경 이씨21 대표는 "정부 지원정책에 대한 예산 배정 및 집행이 연 단위로 시행되다 보니 수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기업들이 매년 새롭게 정부정책에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중소 · 벤처기업이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보다 긴 안목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을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조환익 KOTRA 사장과 이기우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약 300여명의 중소 · 벤처기업 CEO와 관련 기관 및 학계,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글로벌 네트워크 SUMMIT은 내년부터 상 · 하반기 각각 1회씩 개최될 예정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