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한국의 정부 효율성은 높지만 정치 안정성과 법치는 거의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은행은 212개국의 2008년 국가통치(governance) 수준을 △정치적 자유 △정치 안정성 △정부 효율성 △규제의 질 △법치 △부패 통제 등 6가지 범주로 나눠 여론 조사한 뒤 백분위 점수로 지표화한 결과 한국의 정부 효율성은 86점이었으나 정치 안정성과 법치 수준은 각각 60점과 74점에 그쳤다고 29일 발표했다. 예컨대 백분위 70점이란 100점 기준으로 전체 중 하위 70%와 상위 30% 사이의 수준을 말한다. 한국은 정치적 자유에서 65점,규제의 질은 73점,부패 통제는 70점을 얻었다.

한국은 공공 서비스의 질과 정치로부터의 독립성,정책 형성 및 이행의 질을 의미하는 정부 효율성에서 미국(93) 일본(89) 싱가포르(100)보다 낮았지만 중국(64) 대만(79)보다는 높았다. 비헌법적 혹은 폭력적 수단,정치적 동기의 폭력과 테러에 의해 정부가 불안해질 가능성을 표시하는 정치 안정성은 미국(68) 일본(79) 싱가포르(96) 대만(72)보다 크게 낮았으며 중국(33)보다는 높았다. 사회 규율 준수,계약 이행의 질,재산권,경찰력 등 법치 수준에서도 한국은 중국(45)보다 높았을 뿐 선진국이나 경쟁국인 싱가포르(94) 대만(74)보다는 현저히 떨어졌다.

한국은 정부가 건전한 정책을 짜고 이행하는 능력과 민간 부문의 발전을 촉진 · 허용하는 규제의 질에서도 73점을 받는 데 머물러 싱가포르(100) 미국(92) 일본(86) 대만(82)보다 평균 10점 이상 뒤졌다. 부패 통제 부문에서 한국은 70점으로 73점을 얻은 대만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중국은 낙제점인 41점이었다.

세계은행의 국가통치 점수는 정책 입안자들과 학계 등이 정부 개혁과 개발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1996년부터 2002년까지 2년마다,이후부터는 해마다 이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