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몸값'이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쌍용차 노동조합이 노사분규로 한 달 이상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쌍용차가 지금까지 내놓은 차량 상당수가 중고차 시장에서 신차가격대비 최대 '반값'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현재 국내 주요 중고차 사이트에서 쌍용차의 중고차 시세는 말 그대로 '헐값' 수준이다.

지난 2005년 출시 당시 신차가격이 3800만원대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뉴 렉스턴2 노블레스'는 2007년식의 경우 1500만원 가까이 하락한 23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출시 당시 각광받았던 2006년식 '액티언 4륜구동 CX7'(신차가격 2400만원)은 1300만원대다.

출시 후 7년 이상 지나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차량들도 값이 크게 내렸다.

한 중고차 사이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차량 출시 후 5~7년이 지나면 중고차 가격에 큰 변동이 없는데 쌍용차는 큰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사이트인 카즈에서 체어맨, 뉴코란도, 렉스턴, 무쏘 등 구형 차량은 지난달에 비해 30만원 가량 내렸다. 로디우스는 50만원 정도 하락했다.

SUV와 대형차의 시세가 다른 차종에 비해 빨리 떨어지는 중고차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큰 낙폭이다. 쌍용차가 내놓은 차량의 상당수가 여기에 속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의 파업사태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수리·정비 등 서비스와 차량 생산업체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감이 크게 떨어졌다.

SUV를 전담하는 한 중고차 판매자는 "쌍용차의 SUV나 대형차 가격이 연식이 지날수록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쌍용차 경영위기 문제가 불거지며 중고차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고 있으며 고객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판매자는 "쌍용차는 원래 다른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 있는 데다 최근 노사분규가 겹치며 문의나 거래가 크게 줄었다"며 "가격대비 상태가 좋은 양질의 차량이 많은데도 고객들이 향후 지원에 대한 우려와 브랜드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보이며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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